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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아트분야 취업] 날 안 뽑으면 누굴 뽑아? (2) CV와 Coverletter

아트_경영

by 곡물곡물 2023. 10. 22.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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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취업에서 이력서, 자소서가 가장 중요하듯이

해외 취업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CV와 커버레터다.

아트분야라고 해서 크게 다른 부분은 없고, 자신의 경력 사항을 기술한 CV와 커버레터를 잘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CV와 Coverletter에 대한 자료는 이미 많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 포스트에서는 나의 개인적인 경험 + 특별히 중점을 둔 부분 + 팁을 다루어 보겠다.

 

Photo by Austin Chan on Unsplash

 

(1) 자기소개 101 : Money가 이유라는 건 우리 다 알지만 - 

회사 입장에서 보면 CV와 커버레터에서 묻고 있는 질문은 크게 두 가지다.

- 왜 우리 회사가 당신을 뽑아야하는가? 

- 그리고 당신은 왜 우리 회사를 선택하는가? 

 

그렇다면 나는 대답해야 한다.

내가 얼마나 훌륭한 인재인지, 당신의 회사를 (혹은 제품을) 얼마나 흥미롭게 지켜봐 왔는지.

그냥 "제가 정말 똑똑한 사람인데요, 한 5년 지켜봤는데 님들이랑 일하면 정말 재밌을 듯!" 하면 

설득력이 없으므로

내 교육적, 직업적, 개인적 경험을 들어서

"제가 마케팅을 한 2년 했는데요, 그 중간에 아트가 너무 하고 싶어서 RCA도 갔거든요? 

거기서도 마케팅, 기획도 좀 하고, 그리고 다시 영국 아트 회사에서도 마케팅 일했구요, 

그러다보니까 업계에 관심 많고 님들 작가들도 알고 행사도 참여했거든요? 제가 같이 해보면 이렇게 저렇게 도움이 될 듯?"

이라고 얘기해보는 것이다.

 

그 말인 즉슨, 

"어때? 나 경력 좀 되지? 학교 좋은데 다닌 거 보면 똑똑해 보이지 않아?

영국에서도 2년 일했으니까 업무 할 만큼 영어하는 건 증명됐고, 니네 일하는 문화도 알아.

그리고 뭐 자세하게는 몰라도 너네 이런 행사, 업무 같이 할 사람 뽑는거지? 같이 얘기해보기 좀 편할 걸?"

하는 것이다. 

 

사실 이게 CV와 커버레터의 골자다.

그럼 어떻게 이걸 프로페셔널 하게 이야기 해 볼까?


시작하기 전에 

내 업무 이력을 어떻게 더 돋보이게 할지를 고민하는 CV도 문제지만, 

지원동기를 서술하는 커버레터는 더 문제다.

비뚤어진 마음으로 생각하는 내가 있다 - 아니 먹고 살려고 지원하는거지..... 

 

근데 아트판, 특히 영국 아트판에서 일해보고 느낀 건, 여기서 일하러 온 많은 사람들은 진짜 아트가 좋아서 온 사람들이다.

특히 마케팅, PR, UX/UI 등 업계가 아트일 필요 없는 직무를 가진 사람들은 

정말로 예술을 좋아해서, 관련된 일을 하고 싶어서 온 경우가 정말 많다.

아니고서야 (속된 말로) 돈도 쥐뿔도 안 주는 여기서 일할 필요가 없다.

 

나도 사기업에서 성과급 받으면서 마케팅하고 싶다! (했었다!)

 

그렇기 때문에 커버레터에 이런 지점을 녹여내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한 번쯤 나 자신에게도 다시 물어볼 수 있다.

왜 다른 데 다 놔두고 여기서 일하려고 해?

그리고 모두가 여기서 일하고 싶어한다면, 내가 뭐가 더 잘 났을까?

 

답변이 나왔을까?

그럼 일단 그걸 목차로 정리해 둬 보자. 

이것에 대한 답변은 업계/직무별로 개괄적으로 먼저 적고, 이후 원하는 회사에 따라 좀 더 구체화 할 수 있다.

나 같은 경우에 답은

>> 왜 여기서 일해? 

- 난 미술이 정말 너무 좋다. 미술이 밥벌이고 취미다. 

- 하고 싶은 거 하려고 회사도 때려치고 유학왔다. 굳이 다른 업계에서 애매하게 타협하고 싶지 않다.

- 원하지 않는 제품, 내용 마케팅하는 거 너무 힘들다. 내가 가치를 두는 것에 일하는 시간을 쓰고 싶다.

 

>> 내가 왜 특별하지?

- 마케팅과 미술 둘 다 실무로 해본 사람은 적다. 정말로! 

- 그말인 즉슨, 디자인/크리에이티브와 데이트 분석을 둘 다 돈 받고 일 할 레벨로 할 수 있다. 

- 작가들, 미술업계인들과의 커넥션, 많진 않아도 도움이 된다.

- 작은 조직에서 일한 경험이 많다, 자기 주도적인 프로젝트 레벨의 경험을 설명할 수 있다.

- 여러 업계에서 일해 봤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증명할 예시가 많다.

 

이렇게 3-5가지 답변들이 나왔다면, 충분하다.

 

이제 쓰자. 

 

(2) 참고 자료를 찾자

미술 분야에서 

CV Template, "찾고자 하는 분야" Coverletter Example, Action Verb 등은 구글 검색으로 간단히 찾을 수 있다. 

거기에 더해 나 같은 경우는 예술 대학 / 영국 대학에서 배포하는 자료를 찾으려고 했다.

내가 참고한 자료는 내가 RCA에서 받은 내용 + UAL 자료 + RISD 자료였다.

 

취업 지원을 잘하는 미대 이름 + Career / Job search 등등의 검색 키워드를 사용해서 찾아보면 좋다.

RCA 같은 경우는 취업을 위해 가는 학교가 아니고, 학교에서도 이런 지원이 상대적으로 약한 반면

UAL은 좀 더 학교차원에서 산업적인 지원이 있어 이런 내용이 더 잘 되어 있었다.

*UAL에서 제공되는 취업정보 사이트도 있다.

 

경험에 비춰보면, 정경계와 인문계 등 소위 말하는 문과내의 취업은 대략적인 학사 과정, 지원 방식, 용어 등이 유사해

분야가 다르더라도 자기소개의 틀을 잡는 데에 참고할 수 있었다.

하지만 미대의 경우, 타분야와 학사과정이 다르거나 용어, 접근 방식이 달라 미대에서 나온 자료에서 받은 도움이 컸다.

특히 디자이너, 건축, 제작 fabrication 등 크리에이티브 실무의 경우 더 쉽게 가닥을 잡을 수 있다.

나의 경우 Artist Relations, Curatorial - Marketing의 요소들을 많이 살폈다. 

 

영/미의 자료들

전반적으로 영/미 의 대학에서의 취업에 대한 관점이 다르다보니, 미국 자료가 훨씬 더 풍성하긴 하다.

RISD 자료는 정말 잘 활용했고, 여타 SAIC, 파슨스, Pratt 등 특정 산업군 안에서 두드러지는 학교들을 찾아보면 좋을 듯.

+

같은 맥락에서 한국에서도 영문 CV를 쓸 때는 미국 대학, 특히 하버드에서 배포된 자료 활용이 많은데 (아직도 그런지는 잘 모르겠네..까마득한 일이라..)

확실히 영국과는 스타일이 다른 경우가 있다.

기본적인 틀은 같더라도, 특히 커버레터에서는 영국 스타일을 참고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나는 Oxford와 UCL에서 배포된 자료를 찾아서 사용했다. 

 

(3) 톤을 맞추자

참고자료와 결이 비슷한 이야기이지만, 지원하는 산업과 회사, 그리고 포지션과 톤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예술계라고 해서 CV, 커버레터에서 보고자 하는 내용이 달라지진 않지만

업계에서 특히 많이 사용되는 용어, 표현이 있을 수는 있다. 

홈페이지 분석 + 링크드인 + Job Description 등에서 이런 요소를 파악할 수 있다.

특히 나는 Job Description (JD), 즉 채용공고의 업무 기술서를 공들여 읽었다.

어느 취업 조언에서든 하는 말로 특별할 것은 없지만 그만큼 그 안에 정보가 많다.

언뜻보면 개괄적이고 일반적인 내용이라고 생각될 수 있지만,

이 포지션이 비슷한 회사의, 혹은 같은 회사의 다른 포지션과 어떻게 다른지, 왜 사람이 필요한지, 어떤 사람이 필요한지를 파악할 수 있다.

 

예시로 가져온 한 갤러리 Social and Digital Marketing Manager 공고.

소셜, 디지털에 포함 될 수 있는 것은 paid ad, ppc, 콘텐츠, 등 무궁무진하지만

해당 공고 내용으로 봐서 콘텐츠 기획과 제작, 파트너십 등이 중점이 될 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른 회사에 비슷한 이름의 포지션에 있었다고 해도 데이터 / 퍼포먼스가 위주가 되는 직무와는 결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내 경험

나는 테이트와 면접을 두 달 간격으로 두 번 봤는데,

첫 번째와 두 번째 둘다 Membership Marketing Officer 포지션으로 면접을 봤다.

첫번째는 Retention, 두번째는 Growth 였는데 거의 같은 포지션으로 보이지만

(입사한 지금 더 정확히 말하면, 같은 Head와 Senior Manager 아래에 있는 팀들이고, 옆자리에서 일하고, 같이 미팅하고, 직무에 비슷한 요소가 많은 것이 사실)  

요구되는 바가 미묘하게 달랐다.

첫 번째 포지션은 Numeric Data, Strategic Approaches, Reporting 등등 퍼포먼스 마케팅에 가까운 요소들이 JD에 많이 포함되어 있었다.

두 번째 포지션은 Project Management이 강조됐고, Copywriting, Coordination 등이 언급되어 있었다.

사실 두 공고는 같은 부서, 같은 레벨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틀은 마침표 하나까지 똑같았고,

세부 업무 기술에서 어디에 방점을 찍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라 처음에는 그 차이를 읽기 힘들었다.

 

나는 첫 번째 면접을 보고 나서 요청한 피드백에서 면접관이

곧 유사한 자리의 공고가 다시 날 텐데, 지원을 한 번 더 해보라는 언급을 해서 두 번째도 지원을 한 케이스다.

첫 면접의 경험이 썩 유쾌하지 않아서 - 여기서 왜 굳이 다시 지원을 하라고 했을까, 그냥 영국인의 친절함인가? 하는 고민을 하면서

공고를 읽다보니, 확실히 두 번째 자리가 내가 더 잘하고 좋아하는 업무이긴 했다.

그리고 그 자리에 들어오게 됐으니 첫 면접에서 내 경험이나 발표 내용이 현재 직무와 더 잘 맞는다고 생각했을지도...

각설하고 - 

 

결국 이런 세세한 요소를 보는 것이 지원 할 때, 또 합격 후 일을 할 때의 상황에 대해서 많은 것을 말해 줄 수 있다.

그래서 기본적인 CV, 커버레터의 틀을 만든 다음

이런 요소들을 세부적으로 조정해 가면서 지원을 하는 것이 좋다. 

 

(4) 뷔페가 아니라 파인 다이닝이라고 생각해보자.

더 적절한 예시가 안 떠올랐다.

요지는 이 회사가 원하는 것을 떠 먹여주되, 정말 엄선한 것만 주자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많은 취업 가이드에서 말한다. 

인사 담당자들은 시간이 없고, 그렇기 때문에 한 번에 눈에 띄고 궁금하게 하는 자기소개서를 쓰는게 중요하다고.

같은 이유에서, 정말 필요한 요소들로만 CV를 구성하는게 중요하다.

이 요소를 더하는 게 내 CV에 가치를 더 할까? 

이 것이 물어야 할 질문이다.

앞서 예시로 든 공고문을 보자. 

 

 

 

 

 

 

 

 

 

 

 

CV에서

나는 아마 이 직무에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 지원할 때,

내가 세일즈 데이터를 분석해서 타겟을 다시 세팅하고, ROAS를 개선시키고 하는 내용은 굳이 쓸 필요는 없다.

(물론 불렛포인트 5개를 쓴다면 그 중 하나는 될 수 있겠지만 - 리포팅도 업무 요소에 있으니)

만약 세일즈 데이터 분석+타겟/리타겟 --> 콘텐트 기획 --> ROAS 개선, Channel Growth 을 한 것이 내 경험이라면 

위의 공고에 지원할 때는 콘텐트 기획 --> ROAS/ Growth 에 집중을 해서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퍼포먼스 마케팅에 치중된 공고라면 데이터 분석에 치중하여 목록을 구성하면 된다.

만약 유사한 비중으로 직무가 분포되어 있다면 

목록의 순서를 구성하는 것도 포인트가 될 수 있다.

공고와 가장 연관 있는 것 > 내가 가장 자신있는 것 > 이 직무에 도움이 될 경력과 역량 

이런 식으로.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 나는 일단 모든 것이 다 들어있는 마스터 CV/포트폴리오를 작성했다.

*** Art Company / 2021 - 2023 으로 시작하는 직무 경험이라고 하면 거기서 내가 앞으로 지원할 직무와 연관되는 모든 직무를 일단 쓰는 것이다. 

나는 Artist Relation & Marketing이 타이틀이라서 작가 관리, 큐레이션 내용도 있었고 마케팅 내용도 있었다.

일단 다 쓴다. 불렛포인트 6-8개 정도로 정리가 된다고 하면,

이제 회사에 맞춘 CV를 쓸 때는 여기서 가장 연관된 것을 뽑아서 복붙으로 CV를 구성한다.

이 때 물론 순서를 재배치하고, 필요하다면 톤을 맞추면서 조금의 변경을 가한다.

이렇게 하면 매번 새로운 구성을 고민하지 않고, 또 연관이 되는 업무 경력을 빼먹지 않고 이력서를 넣을 수 있다.

 

커버레터는 

커버레터는 말하자면 CV에서 한 줄로만 구성된 내용 중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좀 자세히 말해준다고 보면 된다.

위에 "콘텐트 기획 --> ROAS/ Growth" 하는 상황에서 필요했던 나의 소프트 스킬을 덧붙이면 보통 된다.

어떤 팀과 함께 협업을 했고, 기획에서 중점을 둔 부분은 있었는지,

어떤 소프트웨어를 쓸 수 있는지, 커뮤니케이션은 어떻게 했는지 등등이다.

 

디자인은 더 하는 것이 아니라 빼는 것이라 했습니다....

특히 디자이너, 포토그래퍼 등으로 지원한다면, 크리에이티브 팀이라면, 혹은 아티스트 CV라면 

뭔가 템플렛부터 나를 보여줘야할 것 같은 그런 압박감이 있을 수 있다.

실제로 디자이너, 아티스트 CV, 포트폴리오를 보면 색도 좀 더 과감하고 개성있는 샘플이 많이 나온다.

좋다.

정말 그게 내 색깔을 더 잘 보여줄 수 있다면, 좋은 지원서류가 될 것이다.

하지만 역시 같은 질문을 해야 한다.

이 요소를 더 하는 게 정말 내 이력서에 도움이 될까?

 

나는 디자이너 직군만큼 고민하지는 않지만,

내 경력에 Graphic Designer, Content Design, Photoshop, etc가 적힌 이상

레이아웃이 잘 못 된, 뭔가 세련되지 않은 CV를 보낼 수는 없는 노릇아닌가?

나의 접근 방식은 주로 Simple is the best 다.

CV의 제 1 기능은 정보 전달 (글)이다. 

가독성이 가장 중요한 요소고, 템플렛이 템플렛이 된 이유가 있다.

만약 이제까지 모든 지원자들이 유사한 템플렛을 사용했다면, 읽는 사람도 그것에 익숙하지 않겠는가?

내 CV로 변화를 줘서 사회실험을 할 필요는 없다. 

색을 보여주는 것은 포트폴리오로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CV와 포폴에 톤을 맞추고 싶다면, 색이나 폰트를 맞추는 것으로 충분하다.

 

나는 일반적인 CV 스타일을 그대로 따르되,

Arial, Times New Roman 대신 나랑 가장 스타일이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내가 좋아하는 폰트를 썼다.

색으로 포인트를 주는 부분에서 민트색을 썼다.

내 CV랑 커버레터가 떨어져 있어도, 아 이거 같은 사람 거겠군, 하는 느낌을 주는 정도로 했다.

 

물론 이건 개인의 선택이고, 지원하는 포지션에 따라 다를 것이다.

(디자인은 더 하는 것이 아니라 빼...)

하지만 내 색을 드러내는 것은 모 아니면 도에 가깝다.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소규모 스튜디오가 아니라면 (사실 그렇다고 해도) 

좋은 CV 지만 이런 스타일은 그들과 안 맞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것이다.

만약 그렇게 생각한다면 안 가는 게 맞다고, 내 스타일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한 크리에이티브라면 - 

CV와 포폴을 이용해서 핏을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기는 하다.

 

그럼 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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