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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런던] Le Bal de Paris @Barbican Centre

공연

by 곡물곡물 2022. 6. 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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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바비칸 센터의 디지털 프로그램 중 하나인 Le Bal de Paris에 다녀왔다. VR을 이용한 Virtual Theatre라고 할 수 있는 공연인데 무용과 가상 현실을 접목시킨 것이다.

 

Image from Le Bal de Paris _ 출처: https://www.barbican.org.uk/digital-programmes/le-bal-de-paris

 

감상부터 말하자면,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예술 분야에서 VR의 활용을 재평가할 만큼 인상적이었다.

- 우선 기술적으로 오류나 결함이 전혀 없었다는 점.

- 모션센서 / 바디트래커를 이용해서 관람객 및 퍼포머와 가상현실 안에서 상호작용이 가능하다는 점.

- 가상 현실에서만 가능한 요소들을 구현하면서 실제감을 극대화 했다는 점.

- 퍼포머들이 가상 현실을 온전히 활용하고 있다는 점.

등을 들 수 있겠다.

 

 

관객들은 어느 호화스러운 댄스 파티에 초대된다. 초대자는 한 젊은 커플로 그들의 가벼운 사랑 싸움을 통해 스토리가 진행된다. Le Bal de Paris라는 제목 그대로 파리의 한 파티장에서 시작해서 보트를 타고 저택에 초대되고 마지막에는 에펠탑을 지나 물랑루즈에서 영감받았을 한 작은 클럽에 도달하는 여정이다.

 

가장 먼저 관객들은 VR 헤드셋, 등에 맬 수 있는 컴퓨팅 세트, 그리고 모션 트래커를 부착한 채로 가상 공간으로 인도되는 데, 이곳에서 코스튬을 선택할 수 있다. 코스튬은 샤넬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만들어졌다고 하며 각기 다른 동물들의 가면과 화려한 턱시도, 드레스 등 과연 사교계 파티에 어울릴 법한 것들이 준비되어 있다. 코스튬을 통해 관객은 가상현실 안에서 완전히 익명인 채로 남을 수 있다.

 

이후 입장해서는 정말 놀라운 정도의 3D 그래픽과 가상 환경 구현을 보여주는데, 예를 들면 (가상) 엘리베이터로 이동을 하거나 보트에 올라탈 때 몸이 조금 붕 뜨거나, 관성에 의해 살짝 밀리는 느낌까지 느낄 수 있다. 의상의 디테일도 굉장해서 긴 드레스 같은 경우 움직일 때 마다 치마가 흔들리는 모습이 보인다던지, 춤을 추는 상태에서도 자연스럽게 드레이프가 움직인다. 

 

두, 세명의 댄서를 메인으로 해서 진행되는 극은 관객들을 같이 춤을 추도록 이끈다. 댄서들이 나서서 손을 잡아서 춤을 추거나 장난스럽게 치기도 하고, 나중에는 관객들끼리 서로 자연스럽게 상호작용이 일어난다. VR에서 촉감은 주로 충족되지 못하는 감각인데에 반해 여기서는 실제 사람 간에 손을 잡거나 같이 움직이면서 자연스럽게 실제적인 감각을 느낄 수 있다. 또한 극 중에 정원 안에서 꽃 냄새를 맡게 하는 등 다중 감각을 사용하고 있다. 중간에 배를 타는 장면이 있는데, 여기에서는 가상의 배의 선채 널빤 부분에 실제 구조물을 둬서, 가상 공간에서도 몸을 기댈 수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또한 파티를 메인으로 하는 만큼 황홀한 그래픽을 이용하고 있는데, 연회장이나 고급 멘션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이고, 석양을 맞으며 강에서 보트를 탄다던지, 정원에 다른 가상 캐릭터들이 춤을 추거나 하는 식이다. 3D 공간은 그 이점을 활용해서 게임이나 영화 속인 것 같은, 환상적인 느낌을 전달하고 있다.

 

Le Bal de Paris는 한 슬롯에 10명의 관객이 체험하는 데, 그러면 총 13명 정도의 인물이 VR 환경 안에 접속해 있다는 것이다.

기술적, 기계적인 안정성은 너무나 낮은 기준이지만, Virtual Reality 게임을 해봤거나, 헤드셋 등을 활용한 전시에 가본 사람이라면 이 놀라움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까진 VR을 통해서 단순히 브라우징만 해도 오류가 발생하는 곳이 태반이고, 인터랙션이 되는 프로그램의 경우 70-80% 정도의 전시장에서 관객 하나는 기계가 안된다고 리포팅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여기는 춤이라는 많은 움직임을 포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상에서도 그래픽 결함을 보기 힘들다. 또한 VR과 댄스는 아카데믹한 필드에서는 등장한 지 꽤 오래되었지만 이렇게 관객이 파티에 실제로 참여하는 체험은 찾기가 힘들다. 너무나 가상현실의 가능성을 모두 활용하고 있는 극이었다고 평하며 추천하고 싶다.

 

Le Bal de Paris의 안무가이자 디렉터는 Blanca Li로 2014년 360도 필름부터 VR을 접했다고 한다. 바비칸의 실린 그의 말로는 VR을 통해 집단적인 체험을 만들어내는 데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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