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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런던] Hew Locke - The Procession @ Tate Britain

전시

by 곡물곡물 2022. 4. 6.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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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w Locke의 The Procession이 테이트 브리튼의 중앙 홀 Duveen Galleries에서 공개됐다. '행진'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갤러리를 가로질러 나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The Procession은 테이트 브리튼의 2022년 커미션으로 2023년 1월까지 전시된다.


Hew Locke은 인류의 역사와 문화를 지속적으로 탐구해왔는데, 식민주의, 제국주의, 경제적 위기 등 역시 그가 반복적으로 다루고 있는 주제다. The Procession 역시 설치물의 장식, 옷감, 깃발 등에서 이러한 역사의 증거물이 녹아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특히 Locke은 가이아나 출신의 작가로 작업 곳곳에서 아프리카와 인도 등 아시아의 색과 장식, 조형 기술 등이 접목된 것을 쉽게 느낄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테이트의 설립자 격이라고 할 수 있는 테이트 가문이 과거 아프리카에서 설탕 플랜테이션을 했다는 점인데 (그러나 노예 무역 등에는 관여 하지 않았다고 한다), 작가는 이 지점을 오히려 영감으로 삼아 작업을 만들어가고 있다. 제국주의로 부를 얻은, 그래서 영국의 가장 중요한 미술관 중 하나가 된 테이트. 그리고 영국 작가로서 받을 수 있는 가장 영광스러운 커미션이라고 할 수 있는 테이트 브리튼의 커미션. 그리고 아프리카을 배경에 둔 작가가, 식민주의와 제국주의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작업을 그 커미션의 결과로 내놓고 있는 것이다.

테이트 브리튼은 해당 작품의 설명으로 이렇게 쓴다.

Locke's installation takes as its starting point the history and character of Tate Britain's building and its original benefactor, the sugar refining magnate Henry Tate. More broadly, with The Procession, Locke invites visitors to 'reflect on the cycles of history, and the ebb and flow of cultures, people, finance and power'.

Locke의 설치작은 테이트 브리튼 건물의 역사와 특징, 그리고 그 최초의 후원자였던 설탕 정제업의 큰 손, 헨리 테이트를 시작점으로 잡고 있다. 더 넓게 보자면, Locke은 The Procession을 통해서 관객들을 역사의 순환, 그리고 문화와 인류와 경제력과 권력의 조류를 돌아보게 한다.


작가가 이 작업에서 말하는 것은 결코 가볍지 않다. 식민사관, 노예 무역, 침략주의적 역사는 현재도 아프리카에, 남아메리카에, 아시아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Locke은 작품을 공개하며 이는 또한 지금 당장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판데믹, 기후위기에 대한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역사는 그 과오를 무겁게 치르고, 우리는 앞으로 가면서도 때로는 그 전진이 의문스러울 만한 퇴보를 반복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의 작업은 재밌고, 활기차다. 120개가 넘는다는, 손수 만들어진 인형들은 강력한 색채를 뽐내며 존재를 과시한다.
어느 것도 같지 않고, 그 자체로 힘차게 걸어나가고 있다. 인류는 많은 이유로 행진한다. 즐겁기 때문에, 함께이기 때문에, 고통스럽기 때문에, 믿음을 관철시키기 위해, 우리가 같기 때문에, 혹은 다르기 때문에, 살기 위해, 도망가기 위해, 나아가기 위해.
The Procession 에서는 어린 아이부터 남녀노소가 각각의 다른 이유로 행진한다. 그 이유는 알 수가 없고, 걔 중에는 해골과 신들도 있고 장례 의식 중인 형상도, 곧 태어날 아이가 있는 임산부의 형상도 있다. 작가는 해당 작업이 과거로부터 현재로, 현재로부터 미래로 가는 발걸음이라고 말한다.

갤러리에 들어서면 자연스럽게 이 행진에 참여하게 된다. 전시물을 따라 걸으면서 작품의 행진에 동참하는 것이다. 우리는 그 순간에 작품에 현재를 더한다.

 

작품 속 사람들은 거의 같은 방향을 향해 가고 있지만, 뒤를 돌아보는 형상이 하나 있다.

그는 관객을 똑바로 보는 듯 하다.

우리는 과연 앞으로 나아가는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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